엄마는 늘, 날 놀라게 해, '오깡 아트'를 아나요?

"엄마의 사전에 버리기는 없다. 택배 끈은 묶어서 서랍에 넣어둔다. 
고무줄은 수도꼭지에 짜매놓고  백화점 종이백은 냉장고 옆구리에 끼어둔다. 일단은. 
그리고 어느 날, 엄마에게 '번뜩임'의 순간이 찾아온다. 
~저걸 이렇게 하면 이렇게 귀여운 게 만들어지겠어! 
이렇게 '오캉 아트'는 탄생했다.(아마도) -츠츠지 쿄이치


우리 엄마라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니 그렇기도 하지만 엄마는 왜인지 손재주가 좋았다. 어릴 적 초딩...은 아니고 국민학교 시절 방학이란 탐구생활 속 '예체능' 중심의 과제를 마쳐야 하는 시간이라, 엄마는 늘 곁에 앉아 도와주신다며 대부분의 '만들기'를 뚝딱 헤치워 버렸다. 골판지와 색종이, 딱풀과 가위. 별 거 아닌 '국딩' 준비물 수준의 '연장'만을 가지고, 조선시대 꽃가마가, 점토로 반죽한 꽤나 그럴듯한 반상이 아무렇지 않게 태어났다. 난 그저 그런 엄마룰 뒀을 뿐인데, 내것도 아니면서 내 것인양 개학이 기다려졌고, 초딩 방학 과제 수준을 월등히 넘어서는 '작품'은 당연스레 화제가 되었다. 내것이 아닌데, 그저 그런 엄마를 두었을 뿐인데. 그 날 내게 쏟아진 '주목'을 난 지금 어디서도, 어떻게도 엄마에게 전할 방법이 없다. 

그 때는 몰랐지만...엄마가 지금 시대에 태어났으면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이미...나의 엄마가 아니었을까. 어쩌면 '엄마'란 그렇게 다하지 못한 꿈의 시간으로 완성되어가는 건 아닐까 싶어 엄마가 자꾸 생각나는 요즘이다. 엄마는 지금도 여기저기서 생긴 가는 끈을 엮고 매듭을 지어 노끈을 만들어 놓으시고, 내가 병원에 있을 땐 곁에서 무언가를 긁적이곤 있었다. "어쩌면 엄마도 글 쓰는 일을 했을지 몰라." 무심코 이런 말을 뱉으셨던 어느 오후. 엄마의 계절이란 왜 '어쩌면'의 시간을 품고있을까. 왜 '어쩌면'이란 말에 매어있을까.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넓은. 난 그저 고레에다 영화나 보며 눈물을 훔칠 뿐이지만, 24시간 살림 속에서도 바래지 않는, 자식새끼 뒷바라지에도 지치지 않는 어떤 엄마의 애수. '브루타스', '뽀빠이'에서 오랜 시간 편집자로 활동했던 츠즈키 쿄이치가 일본 곳곳 엄마들의 '손재주', 그 결정을 모아 전시를 시작했다.


"오캉 아트는, 말 그대로 '엄마가 만드는 아트.' 메인 스트림의 팬아트에서 확장돼 '북극'에서 숨쉬는 걸 '알 브륏/아웃사이더 아트'라 한다면, 정반대 '극남'에서 상냥하게 자라나고 있는 아트 폼, 그것이 '오캉 아트'다. 볼 때마다 당혹스럽고, 멋있게 장식된 공간을 단숨에 파괴하고, 열정과 에너지 만큼은 넘칠만큼 가득해, 프로 아트 작품은 물론, 이제는 '인사이더'가 되고있는 '아웃사이더 아트'나 '알 브륏'에도 존재하지 않는, '오캉 아트' 독자적인 파괴력.' 획일화된 가치에 머무르지 않는 걸 현대 아트의 특성이라 한다면, '오캉 아트'는 보다 무해하고 보다 위험한 아트 폼일지 모른다." -큐레이터 츠즈키 쿄이치

'밤레터' #19호 중에서. 주말 한정(+12시간) '모두 공개'입니다.

by ABYSS | 2021/11/21 15:04 | Ein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