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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25의 위로.

2007年 여름 오사카 

25살이 되면 무언가 안심할 수 있는 모습으로 변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괜찮아, 25살이 되면 다 좋아질테니까. 왠지 모르게 그때는 25란 나이가 성장해야 할 데드라인처럼 느껴졌다. 10cm씩 자라던 키가 멈추기 시작했을때, 괜찮아 대학생때까지는, 군대갈때 까지는 더 자랄 수 있을 거라며 위로했던 것처럼 그때는 내가 아직 25살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했다. 하지만 25살이 되도 변한 건 없었다. 오히려 25에 그려 놓았던 그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어떻게 시작해서 커야 하는 건지, 어디로 골인하면 되는 건지, 주어진 것도, 놓여진 것도 없이 막막했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아무런 의미없이 지나갔다. 25, 26, 그리고 27.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이 내가 가려고 했던 곳이 맞을까, 망설이면서, 괜찮아 가서 무언가 하다보면 여러가지 길이 있을 거라고, 또 다른 25살의 그림을 그렸다. 일을 하다보면 관련된, 혹은 다른 길들이 보이기 시작할 거란 위로였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해 최대한 긍정적으로 마음을 움켜쥐고 혼란을 정리했다. 그럴듯해 보였고, 대충 위로가 됐다. 일 때문에 <데스노트 L>을 보았다. 나카다 히데오가 연출했다는 소리에 조금은 기대를 했지만 영화는 엉망이었다. 다만, L이 남긴 유치하고, 진부한 말들이 다시 한번 나를 쑤셨다. 실패한 사람에게도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다는 것, 하지만 그 기회는, 변화는 천재라도 혼자 만들 수 없디. 어쩌면 25살의 그림은, 보이지 않았던 가능한 길은 내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달라졌을 것 같다. 재미없는 진실이지만 그걸 알고도 어찌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코다 쿠미의 사죄 영상을 보면서, 무언가 크게 부딪혀 눈물을 흘려보고 싶다고 잠깐 생각했고,어느 싸이트의 게시글을 보고, 세상의 고난도, 힘들 고민도 단단하게 싸, 보이지 않게 숨기고 있는 내 모습이 조금 안스럽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 보일 용긴 없다. 그 순간을 감당할 세상은 나에게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변화라면 거부하고 싶을 만큼 지금은 위태롭지만 그걸로도 모자라진 않다. 그냥 위로.


by ABYSS | 2008/02/10 01:21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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