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았다. 골든 위크라고 다들 주위에서 어디 놀러가지 않냐고 묻는다. 여행? 흠. 난 오늘 동네 마트로 여행갔다. 얼마 전 새로 생긴 마튼데 집 가까운 곳보다 한 두배 크다. 지난주 갈비탕을 끓여먹고 남은 무를 어디에 쓸까 궁리하며 한바퀴 돌았다. 잘 마시지도 않는 술을 몇 병 샀고, 최근 이상하게 중독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었다. 어제 밤 마음으론 키치죠지를 갔다 운동을 할 계획이었지만 늦잠에 이미 해는 중천. 그냥 집에 돌아와 이번 주 보지 못한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를 틀었다. 우리의 영웅재중은 외국인 노동자의 전형적인 피곤함을 서툰 연기로 재현해주고 계시더라. 흠. 씁쓸해서 우습다. 드라마 따라한답시고 트위터 홈페이지에 가봤다. 아이폰만 되는 줄 알았는데 내 핸드폰도 된다. 근데 뭐가 뭔지. 덩달아 페이스북도 갔다가 역시 뭐가 뭔지. 근데 아는 사람들이 덜컥 리스트로 뜬다. 헉. 이거 진짜 뭐야. 창을 닫았다. 그냥 믹시나 할래. 아님 아메바나. 그나저나 봄 옷 꺼내 입을 생각에 마음은 설레는데 옷장이 따라가주질 않는다. 앤 드뮐미스터의 자켓. 카디건이 붙어있는 신기한 놈. 대략 오만엔. 어쩔거야. 어쩔까.
바로 요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