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아날로그 섬, 오션파크


홍콩에 갔다. 인천공항에서 약 4시간. 기내식을 먹고 책을 반쯤 넘겨 보니 도착해 있었다. 쇼핑과 패션, 그리고 미식과 영화의 도시 홍콩은 거리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홍콩을 찾고 멀리 유럽을 나가면서도 잠시 들른다. 좁은 땅덩이에 모든 게 집약해 있는 홍콩은 도시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요소를 재빨리 충족시켜준다. , 문화, 유행의 흐름도 빨라 다시 방문해도 새롭게 느껴지며, 어떤 사람은 그 주기가 3개월이라 하기도 한다. 신속한 종합 패키지의 모양새가 일면 거대한 편의점 같다. 하지만 홍콩의 중심가 북쪽에서 한 시간쯤 차를 타고 남으로 내려오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리펄스베이의 해안과 산을 따라 위치한 높은 곳의 주택들. 해양공원 오션파크는 이 아날로그 속에 자리한 테마파크다. 1977년 오픈해 지금까지 30년 넘게 홍콩 시민들의 추억과 향수를 제공하고 있다. 홍콩에도 숨 쉴 곳은 있었다.

홍콩은 트랜짓(Transit)의 도시다. 많은 이가 홍콩을 방문하고 지나지만 모두가 머물지는 않는다. 중국어권 나라임에도 영어가 통용되고 홍콩에 거주하는 사람조차 굳이 중국어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 영국 식민지의 역사를 감안해도 홍콩의 이 경유 이미지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좁게 들어선 고층 빌딩들, 언제든 어디선가 진행 중인 공사, 강렬하게 사랑에 빠지지만 주저 없이 떠나는 여행자들. 홍콩은 어쩌면 수많은 통행자들이 만들어낸 도시가 아닐까. 그래서 오션파크가 새로웠다.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크기의 100배인 91.5헥타르의 이곳은 수십 개의 어트랙션과 각종 테마관, 그리고 동물원과 휴양시설로 채워졌다. 하루 종일 둘러봐도 볼거리가 남고, 열심히 뛰고 달려도 아직 다 못 가본 곳이 있다. 어린아이부터 20, 그리고 중장년까지 누구든 어디서든 만족할 만한 구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할리우드 테마파크들의 세련된 화려함이 아닌 다소 촌스럽지만 풋풋한 오락과 판타지로 1365일을 채우는 곳. 오션파크는 홍콩의 아날로그 섬이다.

주소 Ocean Park, Aberdeen, Honk Kong 전화 +852-3923-2888 운영시간 09:00~22:00 입장료 성인 280홍콩달러, 어린이 140홍콩달러 홈페이지 www.oceanpark.com.hk

by ABYSS | 2012/07/23 11:49 | Travelog | 트랙백

트랙백 주소 : http://monoresque.egloos.com/tb/334682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