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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혼자 공화국

다들 혼자라고들한다. 밥을 혼자 먹어 혼밥이고, 술을 혼자 마셔 혼술이다. 종종 혼자가 대세, 트렌드란 말을 보는데 엄연히 말해 혼자 현상은유행이 아니다. 사회 이곳 저곳에 존재했지만 부끄러워 밖을 나오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야 문을 열고세상에 나선 것이다. 오죽하면 혼자 하기랭킹 같은 게 나오겠는가. 그러니까 일련의 혼자 시리즈는 지금껏눈을 감고 간과했던 혼자들의 삶을 표면만 도려내 이곳 저곳 붙인 위선적인 그림이다.

나는 혼자다. 어머니와 다섯 누나를 두고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거의 모든 시간을 혼자로 보냈다. 밥은 물론, 영화, 쇼핑등을 할 때 동행이 없다. 비영어권 국가에 여행을 갈 때면, 가게안에서 또는 길을 물어볼 때만 입을 열게 된다. 하지만 한국인인 나는 한국에서 입을 열 기회가 없다. 소음과 잡음이 가득한 서울에서 어쩌면 나는 침묵으로 이 나라의 고요에 기여하고 있는지 모른다.

나의 침묵은 철저히외부의 침묵이다. 사람이란 게 대체 어떤 생명체인지 마음 속으로, 머릿속에서나는 그 누구보다 얘기를 많이 한다. 내가 너가 되고, 너가내가 되며, 내 안의 나와 너 안의 나가 대화한다. 물론싸움도 한다. 싸우다 지쳐 기분이 우울해지면 서서히 화해 무드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밖만 고요했지 안은 공사장 소음 이상인 거다. 단순히 정신 분열, 자아 분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직 미치진 않고 있는 걸 보면, 분명 다른 의미가 있다.

혼자 현상은 사실 히키코모리의 분신일지 모른다. 세상이 그저 싫어, 만사가귀찮아 방 하나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일본의 젊은이와, 바깥의 삶은 살지만 언제나 1인 단위로 살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 그러니까 혼자 현상은 히키코모리가용기를 낸 일종의 사회화 현상인 것이다히키코모리의 방 한 칸의 삶은 이제 식당과 쇼핑몰, 영화관이라는 거리를 얻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주체 없이 떠도는 1인 객체는 점점 더 고립화되어 간다. 혼자 먹는 밥도 하루 세끼 반복되면 우울증을 부른다. 우리는 이렇게 고독의 나라에 살고 있다.

by ABYSS | 2016/09/30 13:46 | Publicité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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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담배피는남자 at 2016/09/30 22:06
저도 주로 혼자 밥먹는 편인데...다른 사람하고 같이 밥 먹거나 술마시는거 자체를 싫어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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