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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부산과 헬싱키, 인연과 기적(1)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색채를 지니지 않은 다자키 츠크루와 그의 순례의 ' 꺼낸지 어언 달이 지났다. 책이 일본에 나온 2014 무렵이고 내가 책을 산지도 즈음이니 4 넘게 책을 끌어안고 있는 셈이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본래 천천히 읽는 타입이기도 하지만 근래에 해야 일이 더러 있었다. 일본엘 차례 다녀왔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부산에선 무려 통역이란 일에 처음으로 도전했다(도전이라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그래서 이번 부산에선 어떻게든 마무리를 하고 싶단 생각에 다시 책을 챙겼다. 다자키 츠크루가 헬싱키 여행을 하는 대목. 김해 공항까지 가는 길에 1시간 여의 독서를 했다. 츠크루가 이제는 에리가 쿠로와 기나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이어졌고 쌓였던 오해가 스르르 풀리는 이야기가 흘러갔다. 10 친구 무리로부터 버림 받은 사건으로 차례 자신과 마주했던 츠크루는 이제 색채가 없음, 자체를 자신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자신과 마주하려 한다. 비행기가 착륙의 준비를 시작했고, 나는 책장을 덮었다.

돌아가는 길의 독서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부산에서 영화의 느낌, 겪었던 일들의 플래시백, 보고 느꼈던 감정들의 잔상들이 독서를 더디게 했다. 결국 책장을 덮고 이어폰을 꽂았다. 오래 아이폰에 넣어놨을 스피츠의 곡들을 셔플로 돌렸는데 그만 가슴이, 마음이 미어져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설명서에 써있지 않는 방식만으로 동경하는 마음에 다가갔어. 전하고 싶은 말들이 넘쳐날 정도로 많았어. 그런데 사랑스러워 잊고 말았지. 창피한 꾸고 기세로 거짓말도 했었어. 그래도 지금 당신과 만나서 다행이야.' '아름다운 세상에 미움받는다고 해도 그걸로 드디어 당신과 만나서 다행이야.' 어느 순간, 어느 대목이라 것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아무런 감정, 생각이 없는 한참을 보냈다. 노래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져 다시 번을 들어보지 않았으면 그냥 그렇게 지나갔을 순간이다. 창피한 꿈을 꾸고 기세로 거짓말도 하고, 아름다운 세상에 미움받는다고 해도, 그래도 다행이다라는 가사. 삶이, 지나간 시간이 노래되는 같았다. 노래의 제목은 에니시(えにし), 인연이다.

감정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신고를 하고 짐을 찾은 김해 공항에서부터 계속 마음에 걸려있던 새로 부산 영화제 티셔츠와 이세이 미야케 팬츠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삼송 빵집에서 옥수수 빵을 밖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리는 줄에 노래를 다시 들었는데 의외로 감정이 휘발되고 없었다. 그저 편안함, 평온함, 차분함 같은 느껴질 뿐이다. 버스는 20 넘게 기다린 뒤에야 도착했다.15kg 달하는 수트 케이스를 낑낑대며 끌고 들어가 자리에 앉아 노래를 들었다. 이번에는 쿠루리. 역시 셔플로 들었는데 노래가 영화제 기간 중의 어느 장면을 상기시켰다. '언제까지나 그대로 울다가 웃다가 있도록, 금방이라도 흐려질 듯한 하늘을 조금 맑게 있도록, 신이시여, 아주 조금만 그림에 그린 같은 행복을, 나누워 받을 날까지 어떻게든 눈물을 모아주세요.' '지루한 매일도 당연하게 스쳐 지나가요.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사이에 , 내년에도 만나요.' 노래의 제목은 기적(奇跡).


by ABYSS | 2017/10/23 12:15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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