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4월 03일
김생민이 불편했던 이유
며칠 전 만우절, 아사노 타다노부에게 속았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잠시 배우를 멈추고 동경대에 들어가 법학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썼다. 밤이 다 되어서야 거짓말이란 걸 알았지만 이 다소 바보같고 장난스런 말들이 싫지 않았다. 그는 거짓말 트윗에 이어 아마도 자신이 그린 듯한 그림을, 아무런 말 없이 올렸다. 옅은 브라운 톤의 배경으로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의자를 건네주고 있었다. 비슷한 날 트위터에 올라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제목은 '만비끼 가족(万引き家族)이다. 한국말로 옮기면 절도 가족, 도둑 가족 정도일테지만 일본어 제목에선 왜인지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의 다소 나쁘지만 여린 면이 느껴진다. 삶은 만우절같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완벽하게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누구도 실패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실수와 실패는 평가와 '엄벌'의 대상이 아니다. 소비를 현명하게 할 필요는 있겠지만 절약이 삶을 잠식해선 안된다. 김생민은 절약으로 돈은 많이 모았겠지만 그의 취향과 삶의 반경은 꽤나 빈약하다. 그가 가장 비싼 요리라며 말한 건 감바스였다. 물론 김생민의 영수증은 소비를 줄여야 하는 시간에서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얘기하는 삶에선 진정 잃지 말아야 하는, 잊어선 안되는 작고 소중한 어리석음이 보이지 않는다. 소비는 결코 수튜핏하지 않다.
# by | 2018/04/03 10:37 | Cultur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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