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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무라카미 하루키의 라디오, 기무라 타쿠야의 라디오, 그리고 나의 라디오


처음 회사에 들어가고, 처음 인터뷰를 하고, 처음으로 녹음을 풀며, 나는 놀랐다. 분명 몇 시간 전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이야기일텐데, 왜인지 나 같지 않았다. 미묘한 생겸함, 결코 기분 좋지 않은 낯섬이 들려왔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타인이 보는 자신은 다르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어쩌면 그런 걸까 싶었지만 그저 내 목소리가 싫었다. 그렇게 10년을 일했다. 하지만 말 하는 게 좋았고,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날 때면 떠들기가 바빴다. 그럼에도, 글과 말, 그렇게 사람을 나눌 수 있다면 、나는 어김없이 글에 가까운 사람이다. 글자에 숨어, 문장 뒤로 몸을 감추고, 그렇게 살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2년, '도너츠 라디오'란 팟빵을 시작했다. 아마도 스다 마사키의 라디오 '올 나이트 니뽄' 이후의 시간이다. 영화와는 사뭇 다른 스다의 기운이 어쩌면 다시 녹음 버튼을 누르게 했다. 나는 다시 나의 싫은 목소리를 녹음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라디오를 시작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라디오'란 제목으로, 한 회 방송을 마쳤고, 예상대로 호평이 이어져 10월에 2회가 방송된다. 무라카미의 선곡으로 이어지는 '무라카미 라디오'는 어김없이 무라카미 월드의 연장이지만, 동시에 분명 조금은 생경한 무라카미의 시간이다. 기무라 타쿠야의 라디오를 듣는다. 근래의 이야기이지만, 스마프 중 가장 마음이 가지 않는 멤버 기무라 타쿠야의 라디오를 듣는다. 언제나 흘러 넘치는 그의 자신감이 나는 좀 피곤하다. 그저 오래 전 '엔진'에서의 모난 돌 같던 에너지로, 그를 기억하고 싶다. 기무라 타쿠야의 방송은 매주 일요일 방송된다. 제목은 'Flow', 매주 게스트 한 명을 초대해 그들의 시간을 이야기하는데, 어딘가 다른 목소리다. 방송에서 그는 기무라 캡틴이지만 내가 알던 캡틴이 아니고, 그는 제목 그대로 'flow'의 자리에 있다. 주인공 자리에서 물러나 기무라는 그저 누군가의 곁에 머무른다. 제목을 바꿨다. 두 번째 방송 후 5개월이 지나 '도너츠 라디오'는 '일본은 도너츠를 닮았다'가 되었다. 글과 달리 수정이 번거로워, 그렇게 '다시', '다시'를 반복하다, 볼륨은 오르락내리락이 되었고, 이야기는 어쩌다 담배, 담배, 담배가 된 것도 같지만, 세 번째 방송을 녹음했다. '도쿄에 실패는 없다', 그런 얘기를 했다. 어쩌면 목소리에도 '거울 효과'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_도쿄에 실패는 없다, 방송 들으러 가기_http://www.podbbang.com/ch/16487

힘내라는 말만큼 힘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때로는 힘겹습니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고 하지만 그친 비는 다시 옵니다.
'언젠가'라는 말의 위로는 그저 막연하기만 하고 그렇게 무서운 희망입니다.
두 번째 방송을 하고 5개월. 다시 녹음을 시작하자 생각한 건
모두 실패한 위로의 덕택일지 모릅니다.
도쿄에 갔고, 이케마츠 소스케의 영화 '당신이 당신이라 당신이다'를 보았고
'어느 가족'이 아닌 '만비끼 가족'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1년만에 찾은 가게에서 '오랜만이에요'란 인사를 받으며
'사람의 시간을 생각하다'라는 담배 회사의 캐치카피와 '차이를 힘으로 바꾸자'는 시부야의 슬로건을 바라보며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시부야 9층 미용실 창 너머 정체된 차들이 전해주는 풍광은 어디보다 고요했고
우에하라의 어느 길목에선 목걸이가 닮은 여자를 만났습니다.
이름 모를 누군가의 배려로 살 수 있었던 도너츠 두 개와
그냥 지나치지 않고 '타지 않냐고' 물어봐 주었던 버스의 운전기사
서로를 생각하는 시간을 떠올립니다.
도쿄에 대한 글을 적어 한 사이트에 올리니, '광복절에 이런 글은 경우가 아니죠'란 댓글이 달렸습니다.
돌아온 인천 공항 입국장엔 흡연 구역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저는 또 이러저러한 작은 실패를 마주합니다.
그리고 다시 작은 실패 앞에서 도쿄란 이름의 내일을 바라봅니다.
저에게 내일을 보여준 건 최소한 여기가 아닌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그곳이었고
이건 그저 저의 개인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광복절에도 저에겐 저의 시간이 흐릅니다.

by ABYSS | 2018/09/10 13:14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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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공감되는 글이네요.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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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보고 마음이 움직였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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