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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니아우, 데아우: 나와 닮은 가게를 만나는 법

시간이 쌓이다보면 그냥 괜찮아지는 순간이 있다. 요리가 많이 늦게 나와도, 예상이 어긋나도, 하필이면 메뉴가 사라지거나 파트 직원 솜씨 탓에 맛이 조금 달라도, 그냥 괜찮을 때가 있다. 陰気. 최근 들은 일본어다. 그대로 옮기면 음기, 풀어보면 소극적이거나 내향적인 기질. 그러니까 사교성과 활발함의 반대말. 이곳저곳 찾아 다니는 사람이 아니다. 1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했지만 어느 순간 온전히 나였던 적은 없다. 애써서 이야기를 이어갔고, 거의 항상 머쓱해지곤 했다. 그 머쓱한 어색함도 어느새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나는 여전히 한 곳에 오래 머무는 게 편안하다. 그만큼 아는 가게가 별로 없다. にあう,であう. 스다 마사키와 코마츠 나나가 출연한 브랜드 niko and...의 영상 제목 であう, にあう의, 어쩌면 닮은 얼굴. 한국말로 옮기면 '닮아가다와 만나다'이지만 일본어에선 고작 한 자 차이. 새로움이 새로움을 지워내는 시간, 나는 지쳤는지 모른다. 수도 없이 스쳐가는 뉴스 속에, 내 시간에 남아있는 건 결코 많지 않다. 나에게 가게는 생활 동선 길목에 있는 발견이고, 그렇게 스며든 내일이다. 돈이 되지 않아요. 일본의 한 편집장은 그렇게 말했다. 왜인지 후련했다. 그럴지 모른다. 아마도 그렇다. 하지만 그 곳에서 나는 분명 온전한 내가 아니다. 유행 이후 남아있는 것들을 말하고 싶다. 나와 닮은 무언가를 얘기하고 싶다. 가게와 나 사이에도 실은 궁합 같은 게 있고, 그건 절대 유행으로 사라지는 유행이 아니다. 유행이 아닌 우연, 그것만큼 비싼 만남은 없고, 그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아닌 어쩌면 기적이다. 나와 닮은 가게를 만나는 법. 어느 가게 한 켠에 자리한 나의 자리. 돈이 되지 않는 얘기의 시작, 오랜만에 애를 써 얘기하면 연재. 첫 이야기는 6년 전 서교동의 여름이고, 이런 거북이도 없다. 

by ABYSS | 2018/09/20 04:17 | 니아우, 데아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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