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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만약 지금이 여름이라면, 페북에 남아있던 여름


어느 여름 날의 오후로 기억하는 10월의 하루가 있다. 독한 기침으로 회사를 뒤로 하고 집에서 지내던 , 늦은 점심을 먹으로 밖으로 나왔다. 처음 보는 가게에서 차돌배기 덮밥을 시키고, 대각선 오른 편의 유아인을 닮은 남자는, 말투도 동작도 왜인지 유아인같았다. 나는 한참을 바라봤다. 혼자였고, 많이 먹지 못했고, 놓칠 뻔한 오렌지 조각을 나가면서 입에 물었다.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묘하게 슬펐던 날의 이야기다. 직선으로 20m 되지 않는 거리를 아무런 생각 없이 걷고, 집에 들어가 약을 먹고, 통의 전화를 주고 받고, 그렇게 병원이었다. 날의 기억은 왜인지 선명해 아직도 나를  착각 10월에 데려가곤 한다. 1993년, 일본에선 'If もしも' 옴니버스 드라마 시리즈물이 있었다. 후지 테레비에서 방영됐고 기획의 타이틀답게 '만약'이란 설정으로 매회 이야기가 하나의 분기점에서 갈라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역시 기획물 하나다. 드라마의 줄기는 단순하다. 불꽃을 옆에서 보면 어떤 모양일지 확인하기 위해 등대로 떠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래가 아닌 옆.  그렇게 여기가 아닌 어디. 나는 여름이란 이름의 평행 우주를 떠올렸다. 현실 곁에 존재하지만 찰나에 그치고 마는 시간을 생각했. 소년들의 서툰 고백, 장난이 섞여있지만, 절대적인 어떤 진심의 내기가 이 드라마 제목 속에 스며있. 드라마의 원제는 '소년들은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고 싶었다. If, もしも, 만약.


이와이 슌지 감독은 기획의 룰과 많이 부딪혔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이와이 감독이 옆에서 바라본 불꽃놀이의 모습을 온전히, 충분히 구현하지 못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선택형의 질문은 여름이란 세계를 현실에 안착시키기 위한 타협이다. 여름은 어딘가 다른 세계의 질감을 갖는다. 김애란 작가가 소설의 제목을 '바깥은 여름'이라 썼을 , 나는 아직 읽어보지도 않은 책에서 현실 너머의 어딘가를 바라봤. 여름이란 이름의 공간과 시간, '바깥'으로 존재하는 여기가 아닌 어디, 그렇게 이질적인 세계. 이와이 감독은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바탕엔 미야자와 켄지의 '은하철도의 ' 흐른다고 말했고, 은하철도의 ' 신비로운 여행과 친구의 죽음이 얽힌 동화 이야기다. 죽음의 기운이 드라마의 여름 속에 있. 여름은 유독 치명적이고, 흘러가는 대신 끝나버린. 그리고 내겐 2 여름이 그랬다. 가을의 자리까지 치고들어온 여름이  삶의 시기를 닫아버렸. 많은 것이 변했고, 많은 것이 멀어졌고, 많은 것이 사라졌고, 많은 것이 아픔으로 남았다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위험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여름아마도 나는 매번 여름이 찾아오면  문턱에 설지 모르겠다.10월에 남아있던 여름,  삶 바깥 어느 구석에 있었던 어떤 찰나에. 병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며 이런 쓸모없는 생각을 했다.  If, もしも, 만약에.





by ABYSS | 2019/01/15 11:51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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