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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가장 아름다운 사과, 키키 키린

'때가 되면 긍지를 갖고 옆(脇)으로 물러나라.' 키키 키린이 영화 '일일시호일'로 42회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 조연(脇役)상을 수상했다. 독일의 시인 에리히 캐스트너의 '경고'의 한 구절을 빌려온 이 문장을 키키 키린의 장녀 우치다 야야코는 '생전, 엄마가 자주 말씀하시던 말'이라고 전했다. 키키 키린은 유방암 선고를 받고 바로 죽은 남편을 찾아 묵직한 사과를 했다고 하고, 그녀의 딸은 엄마를 대신해 58년간 엄마 곁에 스쳐갔던 많은 사람들에게 사과의 말을 남겼다. 키키는 암을 알게 된 2006년부터 13년간, 자신 가슴에 찾아든 암에 감사를 느끼듯 살았다고 한다. 나는 이 사과가 왜인지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 해의 영화에 평가를 하고, 어떤 성과에 상을 건네고, 고작 두 시간 남짓 영화 한 편에 얽힌 시간을 생각한다. 영화 '츠나구(つなぐ)'에서 키키 키린의 손자로 출연해 신인 남우상을 수상했던 마츠자카 토오리는 시라이시 카즈야의 영화 '고독한 늑대의 피(孤狼の血)'로 남우 조연상을 받았고, 지난 해 '황야'로 남우 주연상을 탄 스다 마사키는 이번 영화제에서 여덟 개의 상을 휩쓴 영화 '어느 가족'의 안도 사쿠라에게 상을 건넸다. 마츠자카 토오리에게 트로피를 건넨 건 지난 해 여우 조연상의 히로세 스즈다. '어느 가족'은 안도 사쿠라가 첫 아이를 낳고 처음 출연한 영화다. 화려한 무대와 잔뜩 힘을 준 드레스, 레드 카펫. 그리고 종종 전염되는 눈물의 그라데이션. 사람은 고작 한 명의 인간일 뿐인지라 애써 축하의 자리를 만든다. 휘청이고 넘어지고 좌절해도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며 용기를 떠올린다. 지나간 시간이 남아있는 시간이 되고, 남아있는 시간이 내일을 일으킨다. 일본의 영화 시상식은 수상 선정 이유에 대해 디테일한 소개를 하고, 올해 73인 배우 니시다 토시유키는 77에 세상을 뜬 키키 키린을 향해 '당신을 닮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당신은 유일무이, 정말로 훌륭한 선배였습니다'란 말을 보냈다. 감사는 어쩌면 미안해서 하는 말, 고작 두 시간 남짓한 영화를 떠올리며 그런 생각을 했다. 
by ABYSS | 2019/03/02 11:55 | Cultur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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