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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오래된 미래의 시대, 연호 소동

연호가 바뀌는 일본의 풍경을 보고 그냥 뭉클했다. 우리로 따지면 영조, 정조,  순조 이후 찾아오는 또 하나의 이름을 맞이하는, 꽤나 고리타분한 오래된 풍습일 뿐이지만, 기어코 지나감을 잊지 않고 내일을 기다리는 시간은 나라를 떠나, 국적을 떠나 아름다웠다. 신바시(新橋) 역 일대엔 신문의 호외를 받기위해 아우성치는 소란이 일었고,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대형 스크린 앞에는 젊은 남녀들이 새로운 연호 발표에 환호성을 질렀다. 월드컵과도, 할로윈과도, 크리스마스 이브와도 색다른 도시의 이상한 흥분. 시대착오적인 이 풍경은 어김없이 인간이 품은 감동 중 하나이다. 국내 포털 댓글에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대'라는 비아냥이 있고, 일본의 연호는 어찌할 수 없이 침략과 식민의 역사에서 태어난 이름이지만, 30여 년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를 기다리는 일본의 여기저기에선 그저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아무런 근거 없는 막연한 희망이 꿈틀댄다. 새로운 시대의 이름, 레이와(令和)가 시작되는 5월 1일에 맞춰 2019년의 달력이 다시 만들어지고, 사람들은 새로운 연호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으려 하고, 도장을 만드는 가게엔 새로 인감을 파려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새로움이란 이름의 이상한 희망. 하루하루, 달라지는 그 희망에 모두의 역사는 별로 의미를 갖지 못하고, 각자의 수많은 역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숨을 쉰다. 외래어를 표기하는 카타카나엔 도무지 영어로도, 독어로도, 불어로도 소통되지 못하는 발음이 수두룩하지만, 그 안엔 타자를 향한 새로움의 시선이 자리한다. 일본판 'WIRED'가 새 시대를 맞아 ヴ 대신 ヷ, ヸ, ヹ, ヺ를 사용하겠다는 발표 기사를 보고, 서로가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는 이상하게 뭉클한 시대를 생각했다. ヷ, ヸ, ヹ, ヺ는 외계어처럼 보이지만 메이지, 다이쇼 지대부터 사용됐다. 내일이란 함은, 잊고있던 것들을 떠올리고 찾아가는 미래일지 모른다. 
by ABYSS | 2019/04/05 13:01 | Publicité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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