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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blank 13, 13년의 공백 단상

영화 '13년의 공백' 고작 71분이다. 제목대로 13년의 공백을 품고있고, 남자의 인생을 아우르며 71분이다. 요시모토 코지라는 작가의 실화에 기초했고, 미움과 미워할 없는 '아빠' 대한 애증을 고작 71 안에 펼쳐낸다. 외적인 이야기이지만, 영화의 시작은 히카리TV’라는 영상 플랫폼이 꾸렸던 40분짜리 콩트이다. 배우이자 이번 영화로 감독이 사이토 타쿠미가 영화제 출품 기준 70 이상을 맞추기 위해 71분짜리 '13년의 공백' 완성했다. 돌아봄의 시간이, 40분의 꽁트로 자리했던 죽음의 시간이, 왜인지 나는 다행이다. 코지 역의 타카하시 잇세이가 영화 후반 아빠의 장레식장에서 차례나 마음을 쓸어내리듯 뱉어내던 '다행이다'처럼 다행이다. '속죄'같은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라 다행이고, 작문을 소중히 간직했던 사람이라 다행이고, 돈도 없으면서 힘든 사람 모른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다행이다. 평생 마작에, 담배에, 처와 아들은 내팽겨친채 밖으로 나도는 남자의 삶은, 이렇게 보이지 않던 자리에서, 그래도 다행이 된다. '화장' 굳이 떠올리며 시작하고, 마지막이 마지막으로 끝나가는 시간을 초반에 배치하는 '13년의 공백' 미워했던 아빠를 받아들이는 착하고 순진한 영화일 있지만, '다행' 있는 여백을 남겨두는, 죽음을 둘러싼 막연함에 관한 영화다. 떠나가지 못해 망설이고, 어찌할 없이 돌아보는 망연함의 영화. 40분에 보이지 않았던, 어쩌면 다행일 있는 시간이 하필이면 뒤늦게 찾아온다. 어떤 멜로디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점멸하듯 떨어지는 소리, 900~1200℃ 설명할 밖에 없는 '사라짐' 세계, 그리고 잊었지만 남아있는 배팅 센터에서의 외로운 헛스윙. 희극인지, 비극인지, 부재는 공백으로 곁에 있다.



매년 번일지 모른다. 가끔은 번을 가기도 한다. 이미 10년도 지난 아빠의 죽음은 아직도 그려지지 못한 흑백 그림이다. 왜인지 택시를 타지 않았고, 아마도 이곳이 아닌 곳의 아빠를 보았고, 나오지 않던 눈물이 터진 화장터의 화로 앞에서였다. 비가 오지 않았지만 맑은 하늘도 아니었고, 검정색 상복을 입고 나는 아주 적은 양의 눈물만 떨궜다. 사실 죽음은 여기 어디에도 없어 나는 아직도 아빠의 죽음을 조금도 알지 못하겠다. 누나의 차를 타고, 작은 꽃다발을 하나 사고, 돈을 내면 으레 건네주는 생수병 하나를 들고 아빠 앞에 서면, 가끔은 뭉클하기도 하고, 가끔은 우울하기도 하고, 가끔은 왜인지 욕심만 잔뜩 부린 기도를 하기도 한다. 죽음 앞에서 다짐하는 오늘과 내일. 죽음에 기대는 삶의 우울. 내가 나약한 건지, 죽음이 요상한 건지. 엄마 말에 의하면 아빠가 세상을 음력 상의 생일이라 하고, 어김없이 아빠는 여기에 없고, 여기에 있다. 영화에서 코지는 아빠와 함께 코시엔 야구를 보러갔던 날의 이야기로 상을 탄다. 둘은 강둑에서 자주 캐치볼을 하며 놀기도 했다. 공을 던지고, 공을 받고, 짧은 시간은 어쩌다 13 공백이 된다. 문득 아빠가 생각난다는 말을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정말로 우울할 , 힘들어 이곳에 있고 싶지 않을 , 아빠의 이름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그건 아마 그냥 꾀병에 가까운 주책에 가까울지 모른다. 아빠와 이별하고 10 . 이곳과 저곳의 비어버린 시간도 공백이라 말할 있을까. 아빠가 있던 어제와 아빠가 떠나버린 어제는 내게 다른 어제일까. 영화의 원제는 'blank 13', 나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칸에 아빠를 두고싶다.


by ABYSS | 2019/07/12 22:32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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