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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많이 흔들리던 시절, 여름.

오래 전 이곳에 적었던 글. 작은 바람에도 많이 흔들리고, 나무도, 유아인도, 풀도, 그리고 나도 많이 흔들리던 날들의 글. 그러고 보니 13년 전 난 꽤 많이 방황했고, 일이 끝나도 카페를 배회하고, 홍대의 골목을 걷고, 그렇게 도쿄에 건너갔다. 뒤를 바라본다는 건 이런 종류의 감각일까. 두고 온 무언가를 그리는 애틋함, 아직 남아있는 어떤 기억의 설렘. 우연에 바라본 오래 전 그 여름이 아직 내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책맞은 30대의 늦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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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버리자고 생각했다. 삼성 비자금 문제랄지, 포털의 정치적인  입장을 문제 삼아서는 아니다. 그냥 왠지 네이버를 버리고 싶었다. 우연히 들어가 보았던 유아인의 미니홈피나, 갑자기 생각난 뜨거운 홍차가 계기인지도 모른다. 뭐 말하자면 새로운 노트북에 음악을 틀어놓고, 조금은 나른한 조명 속에 글을 쓰고 싶었달까. 최근 이상하게 시간이 빈 공간처럼 느껴지고. 지나간 그 공란이 허무하게 느껴진다. 항상 뒤를 돌아보거나, 망설이다 끝이 난 느낌이다. 

아직 다 지나가지 못한 감기 기운에 조금은 무거운 머리를 들고 앉았다. 매실즙을 뜨거운 물에 타 마시며,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이번 앨범이 별로라고, 역시 나얼은 윤건과 함께여야 한다고 혼자 대충 생각하며, 밀린 비디오테잎을 쳐다봤다. 아직 채 2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뭔가 일에 치이는 느낌은 항상 가장 큰 스트레스다. 아니, 스트레스라 말하기엔 너무 일상화되어 있다. 오히려 그 스트레스가 문제라고 느끼지 못하는 생활 패턴이 더 문제인지도 모른다. 주말 짜투리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느껴보려고 하지만 왠지 그건 항상 후회와 실망감에 떠밀린다. 며칠 전 꿈에 나타난 유아인이, 며칠 째 계속 묘하게 떠오른다. 뭐 3~4년 전에 고등학교 때를 생각하며 느꼈던 그런 기분과도 비슷하고, 최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대한 나의 애매모호한 기분과도 흡사하다. 뭔가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반쯤 커밍아웃한 태도가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여유있게 빨래를 했다. 물론 아직도 돌아가고 있다. 그래도 빨래가 돌아가는 사이의 시간을 흐느적 거릴 수 있다는 건 왠지 좋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내일은 월요일이지만, 계속 기억하기엔 이르다며 미루어두었던 것들을 조금씩 처리할 마음에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그렇게 유도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by ABYSS | 2019/07/25 12:56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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