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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지금 도쿄를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이 시절에, 하수상한 이 시절에, 또 한 번의 도쿄를 계획하며, 그곳에 가야하는 이유를 하나씩 쌓아보기로 했다. 지난 5월 시대가 교차하는 길목에서 바라본 도쿄는 수많은 어제의 풍경이었고, 그건 사실 어리석게도 언제여도 상관없을 그림이었다. 그렇게 항상, 나는 바보같다. 록밴드 Creephyp의 오자키 세카이칸이 외면받은 자리에서 불만불평불만을 토해낼 때 이상하게 설렜는데, 그는 올해 그 반대 자리에서 '울고싶을 정도로 기쁜 날들에'란 에세이집을 펴냈다. 오래 전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기 작업을 하며 과월호를 수소문해 구했고, 얼마 전 취재를 하면서는 말도 안되는 칭찬에  농담인 줄 알면서도 기뻤던 사이토 씨의 'Switch'는 니시아자부에 카페도 갖고있다. 이번호 표지 모델은 '아사노 타다노부.' 가을은 빈티지의 계절이다. 키치죠지에선 2주 동안이나 헌책 페어를 하고, 무지개 펄럭거리는 신주쿠 니쵸메에 앉아 맥주 한 잔 마시면, 잠시 여름이 머물다 가겠지. 이 시절에, 도쿄를 꾸린다. 

어제 밤 다시 생각난 이야기. 패닉 장에로 유학을 망설인다는 청취자에게 쟈니즈의 25년차 아이돌 킨키키즈 도모토 츠요시가,

"무섭다면 가지 않는다, 비행기 타지 않는다도 하나의 선택이라 생각해요.누군가는 도망간다고 얘기하지만, 뭐 상관없지 않나싶은. 거기 가면 분명 감기 걸린다면 굳이 갈 필요 없는 거고, 걸리지 않는 곳에 가면 되고, 결국 선택은 본인이 하는 거니까. (패닉 장애) 갑자기 오니까 어렵죠. 갑자기 코피 나는 거랑 마찬가지에요. 날 것 같지 않았는데 그냥 흘러버리는. 지금 무섭다면 안하면 돼요. 몇 년 후를 목표로 평소의 생활을 잘 다듬고, 친구나 주변 사람에게 상담하면서, 환경을 만들어가면, 누군가 같이 가 줄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고, 초초한 맘에 성급히 서두르다 힘들어할 필요 없어요." -堂本剛

이것과 저것과 그것을 대략 마음 속에 생각하고 숙제 풀듯 하나둘 하곤하는데, 어느 하나 조금도 하지 못했던 날, 오래된 친구를 만났다. 초등학교 3학년? 5학년 무렵부터니, 벌써 25년. 둘은 모두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남편의 험담 섞인 대화를 늘어놓는데, 모처럼 행복한 장면이었다. 아픔도, 고민도, 미움도 이제와 돌아보니 모두 애씀의 이야기. 친구는 세부에 다녀왔다 했고, 팔이 살짝 건강하게 그을렸고, 친구는 9월부터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한다고 얘기했다. 오래된 친구를 만나면 오래 전 이야기도 어제처럼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온다. 인천 구월동에서 함께 학교를 다니다, 서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고, 20여 년만에 다시 오래전 그곳에 돌아온, 생각해보니 꽤 기적같은 우연. 떠들다보니 스타벅스 테이블에 한 상이 차려졌고, 밖엔 이미 밤이 찾아왔다. 내가 아닌 그들에게 어쩌면 잊고있던 내가 조금 남아있었다. 왜인지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폐점 시간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페북에서 스쳐가며 몇 번 마주쳤던 이가, 이런 댓글을 남겼다 .


by ABYSS | 2019/08/24 00:09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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