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静かに朝は
by ABYSS
나만 아는 것, 내가 아는 것.

그저 조금 재밌는 이야기였다. 구두를 닦아 마스터. 노상에서 시작해 신쥬쿠 한복판 이세탄 백화점. 올해로 서른인 남자는 할아버지 공방을 이어받아 콜라를 만들고, 일본에서 단 세명 현존하는 여자 목욕탕 벽화 화공 타나카 미즈키는 얼마 전 부상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취재에 응하지 못한다는 그의 마음이 메일에 짙게 묻어있었다. 일본은 가끔 어제를 닮아있다. 오늘보다 오늘같은 오늘을 살고, 어제를 닮은 내일에 여유를 찾고, 어디에도 없는 설렘으로 내일을 살아간다. 일본엔 '구두닦이 마스터 대회'라는 게 있고, 지난 해엔 29살 테라시마 나오키가, 올해엔 일본에서 구두닦이 최고봉으로 불리는 듯한 하세가와 유야가 트로피를 가져갔다. 교토역 앞 거리, 나고야 중심가 한켠, 수트를 갖춰입고, 머리에 포마드를 곱게 바르고, 샐러리맨들의 한걸음, 한걸음에 광을 내고 빛을 만든다. 길거리 구석에 있지만 허름한 가장 빛나는 자리, 콘테이너 박스 속, 구석으로 밀려나는 잿빛의 그림이 아닌  누군가의 한 걸음 곁. 어느 발걸음도 소홀히 하지 않는 타인의 평범한 하루가 물들이는 내일이 흘러간다. 그런, 도쿄를 생각했다.

오늘 오전 타워레코드 오사카 쿠자하 지점엔 1994년 영화 '마스크'가 진열대에 올라왔다. 'スパイシーなミートソースだぜ'란 문장과 함께. 지난 월요일 스다는 라디오에서 할로윈 코스프레를 얘기하며 마스크의 저 별 거 아닌 명대사에 몇 십 분을 스튜디오 뒤집어질 정도로 웃어제쳤고, 덕분에 나는 잠을 한참 뒤척였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봤더라도 20년도 더 지난 영화의 '스파이시한 미트소스라고~!!'를 알아차렸을 사람은 아마도 얼마 없겠지. 나만 아는, 나는 아는. 새로운 걸 알면 감추고 싶어지는 건 나만 그런 건지, 모두 그런 건지. 세상은 서로 모여 영화를 이야기하고, 책을 말하고, 생각을 주고받지만, 유치한 줄 알면서도 세상엔 나만 알고 싶은 것들이 왜인지 있다. 아이폰 11을 사면서도 아날로그를 뒤지고, 대로변의 가게보단 뒷골목의 카페게 멋지고, 그러다 나와 닮은 누군가를 만나면 숨고싶지만 조금 좋고. 나카메구로 뒷골목엔 2015년 오픈한 Waltz란 카세트테이프 숍이 있지만 이미 4년이나 흘러버렸다. 그리고 나만 아는 한 가지. 도쿄의 유료 서점 분끼츠는 11월 2일부로 입장료를 1800엔으로 올렸다. 벌써 3일이 지나버렸지만. 
by ABYSS | 2019/11/06 12:33 | Ein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monoresque.egloos.com/tb/359095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까진 돌고래 at 2019/11/14 20:42
아 일본분이시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아, 그렇게 보이는군요. 이..
by ABYSS at 11/22
너무 단락이 붙어있으니 읽기..
by 까진 돌고래 at 11/14
아 일본분이시군요?
by 까진 돌고래 at 11/14
최근 등록된 트랙백
プラダ リュック
by メンズ ルブタン 3n%0 9c%h ..
toms skor rea
by コーチ 新作
http://helenmccrory.org/
by
포토로그
이전블로그
이글루링크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