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다 더한 영화, 고담은 멀리 있지 않다.

느지막히 '죠커'를 보러 동네 CGV에 갔다 10분 만에 나와버렸다. 뒤늦게 들어오며 고개 숙이는 사람 찾는 게 이렇게나 힘이 들고, 한 마디 하면 逆キレ. 하필이면 옆자리에 앉아 팝콘 소리 우적우적 귓가에 건들거리고, 심지어 팝콘 껍질 침 뱉듯 뱉어내고, 발은 앉자마자 앞자리에 뻗어 걸친 채 그것도 모자라, 굳이 어깨를 치며 '얼마나 숙이냐'고 逆キレ. CGV는 상영 시작하면 자리 락 걸어 옮기지도 못하고, 여길 온 내가 잘못이라 생각하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도 죠커의 맘을 알 것 같다. CGV는 언제부터인가 상영 전 에티켓 영상을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만 남겨두고 모두 줄여버렸고, 이미 영화관이 아닌 그 곳에서 무슨 영화를 보냐 싶지만, 이런 실패는 내가 지불한 영화 요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날씨도 날씨고, 나는 점점 이곳을 거부하고 싶다. 최소한 원해서 당신 옆자리에 앉은 게 아니고, 당신이랑 같은 나라에 태어난 것도 아니다. 그저 타인으로 살아가는 게 이렇게나 힘이 든다. 

by ABYSS | 2019/11/13 17:30 | Publicité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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