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7일
비가 이렇게나 많이 오는 날에는.

지난 달 '싱글즈'에 적은 글. 언제부터인가 도쿄는 세상을 바라보는 커다란 창이 되었고, 책방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몇 달 새 큰 원을 그리고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든다. 혼자 막연히 품었던 생각을 늘 홀로 긁적이고 정리하는 사람이지만, 사람을 만나며 가게되는 길이 있고, 누군가의 말에 멈춰서는 자리도 있다. 지금은 시절이 이런지라 주저하게 되는 순간도 있지만, 결국은 타인이 내가 되는 시간이 분명 찾아온다. 어쨌든 사람인지라, 그래도 사람이라, 도쿄를 이야기하며 나를 보았고, 나를 살아가며 그곳을 생각했다. 지난 9월과 10월 인터뷰를 했던 책방의 와키 씨는 200곳 넘는 출판사, 서점을 자신의 공간에 품은 사람이었고, 꼬뮨을 만들었던 쿠라모토 씨는 '트루 포틀랜드'의 개정판을 위해 4박5일간 65곳을 취재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책을 보며 나는 벌써 몇 해 전 'GEEK'의 포틀랜드 특집을 만들었다. 11월 싱글즈는 갖고있던 이런저런 뭉개구름같은 생각들이 편집장 님이 메일로 전해 준 타이틀 하나에 정리된 결과처럼 느껴진다. '일상을 판다'라는 어김없이 이곳에 있지만, 너머를 바라보는 도시의 문장. 그렇게 타인에 다가가는 순간이 새삼 따뜻하다. 특히나 요즘같은 날에는.
# by | 2019/11/17 17:37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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