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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비니, 일본의 편의점을 좋아한다. 컵라면, 빵, 오니기리부터 간단한 세면 용품, 문구류를 취급하는 동네 만물상일 뿐이지만, 콘비니에 '들르는' 시간을 좋아한다. 오래 전 일본 드라마들을 보면 대부분의 설레는 장면들은 콘비니에서 벌어졌고, '라스트 프렌즈'에서 우에노 쥬리와, 에이타가 하루를 함께 끝내던 콘비니에서의 말들이 그냥 좋았다. 아직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지 않은 끝나지 않은 밤이 그곳에 있었다. 오래 전 도쿄에 살던 시절 동네 가까운 역에서 내리면 철로 건너편 세븐 일레븐이 있었다. 오래된 목조 건물을 한 역사 인근 치고는 꽤 넓었던 콘비니. 무엇이 필요해서도, 배가 고파서도 아니고, 그냥 그곳의 문을 열었다. 왜인지 그냥 들르게 되는 이상한 도시의 만물상. 최근엔 라이브 티켓도, 이력서 출력도, 택배 주문과 고지서 납부도 콘비니에서 하고, 이제는 책방이 들어서고 있다고 한다. 세븐일레븐, 로쏜, 패밀리마트, 주요 3사 모두. 구석 한 켠 잡지와 AV 잡지가 대부분이었던, 쪽방 신세의 책방이 아닌, 본격적인 책방이 들어선다. 일례로 일본의 잡지 산업은 콘비니에 많은 덕을 봤다고도 하고, 한 켠에선 둘 다 망해가는 산업이 손을 잡아봤자 의미가 없다고도 하지만, 바이트가 끝나고 괜히 들러 새로 나온 잡지를 기웃거리고, 타치요미하는, 아무것도 아닌, 도시의 타인 곁에 서고, 급할 때는 종종 화장실도 빌려쓰곤 했다. 산업도, 장사도 아니고, 그저 도시에 왜인지 아무렇지 않게 자리하는 콘비니의 무드가 그냥 본질적으로 마음 속에 남아있다. 개인적으로는 시부야 2쵸메 이미지 포럼 뒷골목 패밀리 마트 2층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숨을 고르는 오후 4시 즈음이 가장 좋은지도 모르겠고, 콘비니는 도시의 밤이기도 하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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