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바라보는 건, 사람 뿐이다. '10년'


10년. 그저 숫자로 존재하는 이 말은 왜인지 미래를 암시한다. 2015년 반환 2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홍콩에서 시작해 태국, 그리고 일본까지 옮겨간 소위 '10년 프로젝트'는 지금부터 10년 후, 조금 먼 미래 이야기다. 산다는 건 매일 같은 오늘을 더해가는 것이고, 남아있는 건 아직 오지않은 '미래'일 뿐이라, 10년이란 말 앞에 왜인지 먼 곳을 바라본다. 하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총 지위한 일본의 '10년'엔 공통된 어제가 있다. 고령 인구를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존엄사가 제도화되고, '프라미스'라는, 이름조차 이곳에 없는 사이버 멀티 콘트롤러는 내일의 주역이라 할, 어린이들을 지배하고, 원자력 사고 이후 방사능 공포가 현실이 된 곳엔 지하에서, 하늘을 가린 삶 만이 흘러가지만, 결국 남아있는 건 지울 수 없고, 지워지지 않고, 잊을 수 없는 어제의 유산이다. 옴니버스 특성상 편차가 생기기 마련이고, 실제로 1, 3, 5 그리고 2, 4로 작품이 나뉘지만, 2020, 또 한 번의 10년 문턱에서 '10년'에 남아있는 어제는, 그래도 다행이다. 첫 번째 작품 하야카와 치에의 '플랜 75'엔 무어라 얘기할 수 없는 무게의 공기가 가득하고, 마지막 편 '아름다운 나라'의 타이가, 어떤 표정도 지을 수 없는 그의 얼굴엔  뒤늦게 알아버린 오늘이 마음을 흔들고, 그렇게 다시 오늘을 살게한다. 10년이란, 2030년도, 조금 먼 미래도 아닌, 어쩌면 또 하나의 다른 '지금.'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이 참여한 태국 편이 보고 싶어졌고, 또 하루를 계획해야 할 때가 오고있고, 또 한 번의 오늘이 기다리고 있다.

by ABYSS | 2019/12/07 11:51 | Cultur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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