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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왜인지 나의 이야기는 사선을 그렸다.

초대를 받고도 머쓱해하는 사람이라, 그제 밤 눈 오던 날의 파에야는 왜인지 오무라이스처럼 나왔다. 레드 와인을 몇  잔 마시고 밖에 나오니 그쳤던 빗방울이 떨어졌고, 빈 시간을 채우기 위해 들어갔던 단골 카페에선 종종 보던 점원이 음악 볼륨을 클럽처럼 높여버렸다. 몇 번 인사도 나누지 않았던 사람과 오래 전 이야기에 시간을 보내고, 그래도 그곳에서 먹던 프렌치 토스트를 떠올리고, 세월은 정직하게 흘러 어느새 한 해가 끝나간다. 빨리 나에게 도망치고 싶었던 이상하게 물컹했던 밤. 이맘이면 야마시타 타츠로의 크리스마스가 들려오고, 유튜브에서 유일하게 질리지 않는 채널은 어쩌면 도쿄의 게이 듀오 세컨드 스트리트일지 모르겠다 생각하며, 그들이 만든 패러디에 혼자 웃는다. 쇼와 22년에 시작된 츠바메 노트에는 글자가 자꾸만 사선이 되버리는 사람을 위한 '똑바른 노트'란 게 있었고,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들이 새삼 무게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나보다 다섯이 많은 와타나베 씨는, '지금이 아무리 추워도 내일에 알게되는 얻음이 있다'는 말을 했다. 그 날 오후, 킷사뗑에서의 오무라이스를 떠올렸다.


기사를 준비하며 '타인의 취향'을 어언 20여 년만에 다시 보니 인간 관계 교과서처럼 느껴진다. 집에 도착한지 이미 일주일이나 지난 마츠자카 토오리의 '망상'은 말 그대로 망상, '출연하고 싶은 가상의 영화 찌라시'를 멋대로 제작해 모은,  가장 쪽팔릴지 모를, 부끄럼 가득 한 권이었고, 망상이라고는 해도, 아니 망상이라 로맨스, 코미디, 액션, 사극, 보지 못한 마츠자카 토오리가 가득이다. 망상은 커녕, 목표란 말도 힘들어 꿈이나, 굳이 필요없는 수사들을 끌고와 두리번대는 나는, 아프로 머리 스타일에, 서핑 숍 아르바이트를 하는, 심지어 30초 시간을 멈추는 능력자 킨타의 이야기가 그저 보고싶고, 좀처럼 다가가지 못한 '망상'이란 말에 맘이 편해진다. 다섯 통의 전화를 하니 다섯 통의 보내야 할 메일이 생기고, 생각지도 못했던 찬 바람 가득한 메일에 돌연 황망하기도 하지만, 오늘밤엔 망상 속에 스크린을 켜야겠다. 망상은 누구도 해치지 않는다.



by ABYSS | 2019/12/10 17:29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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