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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에 인터뷰가 잡히면 7시쯤 일어나야 한다. 느지막히 일어나 설렁설렁 있다 나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 2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를 생각하면, 밥 챙겨 먹기 위해, 끼니 거르지 않기 위해 일찍 눈을 떠야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아침은 성공하는 일이 거의 없고, 그제도 고작 티라미스 몇 숟가락을 입에 넣은 채 한남동 차가운 거리를 걸었다. 역시나 첫 느낌은 속이지 못한다고, 그 타이밍의 그런 라멘이란. 생각지 못한 험한 트러블을 정리하고, 한 시간 남짓의 인터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싶었지만, 맘 속엔 솔직히 숨길 수 없는 이런저런 파도가 격심했다. 어쩌면 고작 멀리 살고 있기에 벌어지는 별 거 아닌 일들인데, 마음은 조금 그렇지가 않다. 건네 주었던 명함을 깜빡 놓고 갔던 그녀는 다시 돌아와 귤을 한 봉투 주고 다시 명함을 챙겨 걸어갔고, 다른 곳의 잘 알지도 못하는 그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명함을 몇 번이나 요구했다. 왜 하필 사람이라. 알면서 기대하고, 알면서 외면하고, 알면서 모른 척 하지만, 사실은 세상에 많은 건 이미 명확한지 모른다. 주변에 어떤 바람이 몰아쳐도, 그저 나이고 싶은 마음이 때로는 이렇게나 힘이 든다. 그래도 어쩌면, 괜찮을지 모를 계절이라 믿고싶다. 누나 생일은 1월 5일이다. 나카무라 토모야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났고, 고등학교 시절 가장 좋아했던 아마도 세상에서 단 하나만 존재할 것 같은 차 씨 성의 그 친구의 생일은 3월 8일이다. 얼마 전 무슨 약속인가를 정하며 그의 생일로 기억했고, 그제 오후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뮤지션 몬구를 만났다. "아직 끝나지 않는 것들을 사랑한다.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음악의 엔드롤, 뜨거웠던 한낮의 공기를 머금고 잠을 미루는 여름밤, 꿈의 다음을 찾아 조심스레 눈을 감는 어느 새벽녘과 아직은 어두운 어느 아침. 모두의 시간에서 잠시 이탈하고 나만의 감각으로 자리하는 이 세상이 여기 아닌 어딘가에 분명 존재한다고 느낀다. 미완성의, 아직 끝나지 않은, 하지만 아름답고 빛나는 그 시간이 내 자리 어딘가에서 흘러간다." 오래 전 적어놨던 메모에 얼굴을 붉히고, 평생 소년일 것 같은 그와 만나 결혼, 그리고 나이 먹음에 이야기하며 쪽팔리는 시절이 돼버린 날들이 여전히 내것이라 부끄럽다. 어릴 땐 멋인줄 알았고, 이제는 고독에 숨고, 때로는 내가 아닌 척을 하며 거리를 걷지만, 유치함에 맘이 편해짐을 알게되었다. 동네 외곽의 밥집에서 '미사리 라이브 카페'같다며, 별 거 아닌 웃음을 나누고 그 밥집의 그 커피를 손에 든채 테라스엔 볓이 가득이고, 오늘은 누나의 하루 빠른 생일 파티에 오래된 샴페인을 꺼냈다. 어제 밤 양화대교는 먼지 가득한 창에 비쳐 얼룩이 묻어있었지만, 아마 그 노래를 부른 그는 그 풍경에 내일을 그렸겠지. 세상엔 내게만 보이는 얼룩의 야경이 아마도 있다. 한 20년 일본 남자 배우들을 두루 훑어왔지만, 이 남자라면 그림자를 밟아 조금 뒤를 따라가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마츠자카 토오리의 妄想. 100% 가상의 영화 전단지를 제작한 책인데, 때론 대놓고 철판 깔고 사는, 이런 경쾌함이 진심 필요하다. 静音の日々라는, 요즘 정말 내게 필요한 이름의 블로거는 2020을 맞아 야마테센에 어울리는 노래들을 골라놓았고, 시부야엔 오자와 켄지의 수성, 내겐 왜인지 cero의 大停電の夜に이지만, 세상은 어쩌면 가끔 망상이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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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 꿈이 그림처럼 느껴지..
by ABYSS at 01/11 전 잠이 들기 전, 아직 의식.. by rumic71 at 01/10 사실 되게 고혹한 시간일 수.. by ABYSS at 12/25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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