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静かに朝は
by ABYSS
겨울을 위한 다짐
#01 이제아 뒷북이지만 김종관 감독의 '페르소나', '밤을 걷다'엔 내가 좋아하는 게 다 담겨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시간, 얼마나 흘렀는지 어느새 사라지고 마는 생각들, 남아있는 기억에 부재를 알아채고, 꿈속의 아이러니한 사건사고들은 어쩌면 더 진실에 가깝고. 뒷북이니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페르소나'엔 아이유에 관한 네 개의 이야기가 있고, 희미해짐, 사라짐, 이별 이후의 시간을 바라보는 '페르소나'로서, 아이유의 얼굴은 벌써 15년 전 정유미의 작은 떨림과 이어진다. 작고 가녀리기 그지없는 미약한 시간은 어쩌면 결코 끝나지 않는 시간. 이누도 잇신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우연인지, 기적인지 '폴라로이드 작동법'과 같은 해에 공개됐다. '조제'를 기다리며, 그 이야기가 '츠네오'의 눈물임을 깨닫고, 그렇게 잃어버린, 이미 떠나고 없는 어제의 빈자리를 홀로 바라본다. 여전히 사는 건 힘이 들고, 왜 나는 자꾸 사과를 해야하는지 모르겠고, 속에선 화가 목구멍까지 치닫고, 그 탓에 나만의 자리가 방해를 받지만, '밤을 걷다'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조춘'이 떠오르고, 김종관 감독이 좋아한다는 나루세 미키오 영화의 처연한 아름다움이 빛난다. 다시 한 번 '조제'를 기다리며, 나는 최소한 나의 밤을 걷고싶다.


#02 추위가 더 춥다. 돌아보면 마감하느라, 책 만들며 그 시간에 끌려가듯 살았는데 내 것인 줄 알았던 그곳들이 점점 그렇지 않게 느껴진다. 왜 하필 세상은 1인칭이 아니라 어김없어 누군가를 찾고, 자리를 찾고, 간신이 잠시 앉아 머물다 갈 뿐인데, 그 시간이 참 춥고도 또 차다.  단순히 체력적으로 왕복 6시간을 오가는 건 무리가 있는 나이가 되었고, 그런 몸이 되어 겨울을 걷다보면, 나는 벌써 이 나이가 되고 말았다. 만나고  알고, 머물고, 함께하고, 그리고 어김없이 헤어지는 시간만, 많이도 쌓여있다. 고작 10분 때문에 때 아닌 커피를 한 잔 주문하고, 고작 10분 때문에 필요없는 빵까지 사들고, 이럴 땐 맛있던 라멘도 맛이 없고, 의자에 놓아둔 가방엔 이름 모를 먼지가 묻어있다. 그렇게 이곳이 내 편이 아니라 느낄 때, 나는 이제 정말 잘 모르겠다. 일단은 사과하고, 일단은 인사하고, 일단은 감사하고. 그렇게 지워지는 마음에 오늘도 밤은 끝이난다. 아이바 마사키는 고작 나보다 5개월 늦게 태어났는데, 37이라 하던데. 어쩌면 일년 그리고 반 ? 오해를 오해로 놔둘 품은 알게 되었는데, 당췌 나는 당신이 아는 내가 아니다. 


by ABYSS | 2020/02/05 11:53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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