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이디어 한 송이


아베 때문에 이상하게 유명세를 타버렸지만, 이런 시기적절한 가사. ’이어지는 날들의 다음을 가로막는 구름에 아이디어를, 빗방울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이 노래는 PV도 경쾌하고, 호시노 겐이 이 노래를 발표한 건 벌써 두 해 전 이야기지만, 어쩌면 지금에 가장 어울리는 한 곡인지 모른다. 봉쇄령이 내려진 영국 런던엔 '스텔라 매카트니'가 바다와 사람을 '융합?'한 작품 하나를 걸었고, 'For us, everyday is earthday'란 말이 오늘도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잠깐 나가 담배를 한 모금 태우는 별 거 아닌 날들을 뜨끔한 가슴으로 돌아보게 한다.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 코요테, 듀곤, 캥거루가 나타나고, 우리 동네 아파트 길 고양이는 어제 오후 반뼘 만한 햇빛 아래 낮잠을 자고있었다. 매거진 '뉴욕'은 독자들의 사진으로 Scenes from your pandemic'을 완성했고, '너'가 증명하는 지금의 '리얼리티'를 잡지가 이곳에 데려오고 있다. 텅 빈 화이트 표지를 했던 이탈리아 '보그'에 이어, 빨간 장미꽃 한 송이에 'Creativity in a time of crisis' 표지를 한 미국판 '보그'까지. 이런 시절에 가장 쓸모없을 것 같은 잡지, 노래, 그리고 아트와 크리에티브는 이렇게 가장 쓸모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로 시선의 방향을 돌리고, 한숨을 고르게 하고, 반성을 하게하고, 내가 아닌 너를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맘으로 미츠메의 새로 단장해 발매된 'blue hawai'를 틀어놓고, 쵸코 케이크에 식은 커피 한 잔을 할 뿐이다.

by ABYSS | 2020/04/27 12:13 | Ei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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