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이라는, the 1st page

근래 재개발이 한창인 도쿄에서 어쩌면 가장 오래된 마을 시모키타자와는 오다큐센의 일부가 지화화되며 전에 '없던 땅'이 생겨났다. 요즘 그곳을 '시모키타 선로 마을'이라 부른다. 얼마 전 시부야에선 복잡한, 환승 한 번 하다 길 잃기 십상인, 그야말로 미로같은 노선을 정리한다며 야마테센을 48시간 운행 정지, 운휴를 했는데, 그렇게 선로는 2m씩 자리를 조금씩 옮겼다. 플랫폼의 너비가 넓어졌고, 환승이 수월해졌고, 그렇게  태어나는 전에 없던 '여유 공간.' 재개발이라 이야기함에도, 다시 쓰는 그림임에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드는 건, 그저 우리가 너무 도시의 시간에 익숙해져서일까

그렇게 '시모키타 선로 마을'엔 가게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사람이 모여들었고 문화가 스며들며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야기한다. 일본에서 1세대 북 디렉터라 불리는 우치누마 신타로의 책방 'B&B'가 이사를 한 것도, 그가 직접 프로듀스한 일종의 '공동체적 상점가', 'BONUS TRUCK'이 문을 연 것도, 바로 이곳이다. 그리고 오는 2월엔 시모키타자와에선, 의외로 첫번째 '미니 시어터' K2'가 등장한다. 코로나 시절 힘들어진 작은 극장을 응원하는 취지로 발족된 '미니시어터 에이드' 활동의 연장이고, 그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영화, 음악, 번역가와 작가 등 서로 다른 배경의 4인이 주축이 되어 영화에서 시작하는 컬쳐 융합의 공간을 지금, 만든다. 


"단순히 관객, 손님이 아니라 어느 한 구석은 '내 것'이라 느껴질 수 있는, '공유지'로서의 씨네마를 지향합니다." 새로 써가는 도시에서 그건 곧 '함께'의 이름이고, 코로나란 팬데믹이 스쳐간 그곳에 멀어졌던 너와 난, 이렇게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영화를 본다. 이런 게 아마 도시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인걸까.

📬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8호를 발행했습니다.

by ABYSS | 2021/11/14 13:34 | Cultur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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